"폭염"에 굴하지 않는 농촌체험과 봉사활동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안성시 미양면 신계리 과채류마을(이장 손창규)로 농촌테마마을 체험을 위해 숭곡중(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소재) 3명의 인솔교사와 27명의 남녀학생들이 찾았다.
신계리 과채류마을은 안성시청으로부터 10km 남서쪽에 위치한 천안시 성환읍, 천안시 입장면과 경계를 이루고, 안성천 하류지역에 있어 예로부터 안성평야, 평택평야의 기름진 곡창지대 마을로 논농사, 밭농사뿐만 아니라 포도 집산지로 인근의 입장면과 더불어 거봉포도의 주생산지이다.
토지가 비옥한 이곳에서 생산 되는 안성마춤쌀은 1999년, 2000년 전국쌀 품평회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2002년 제4회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2001년 고품질 경기미 품평회 대상을 수상하는 등 밥맛 좋기로 이름이 높다. 또한 주변에 당도가 높고 맛이 좋은 포도가 많이 생산되며, 방울토마토, 오이, 고추등 각종 과채류가 온실을 이용한 재배로 일년내내 생산되고 있다
또한 10년 전부터 안성맞춤 자연밥상차리기와 곤충관찰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농촌테마마을이며 행정안전부 지정 정보화마을이다.
전국이 찜통더위에 강과 바다로 줄지어 가는데도 인솔교사인 김학렬 교사는 “자발적으로 봉사를 원하는 학생들만으로 오게 됐다”며 “농촌체험은 힘이 들고 손에 흙이 묻어 지저분할 수도 있는데 학생들이 직접 먹거리를 수확하는 체험을 통해 우리의 먹거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농부의 손끝에서 자연과 땅의 힘으로 얻어지는 과정을 통해 시골의 정을 느끼고 체험과 봉사를 할 수 있는 일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을회관에 짐을 풀고 과채류마을체험 장소인 강당에 모여 손창규 이장으로부터 1박2일 일정을 소개받았다.
머무는 동안 마을텃밭가꾸기, 안성맞춤 자연밥상차리기, 과채류마을 잡초제거 및 정화활동, 쑥개떡 만들기, 농작물 수확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첫 번째로 시골자연밥상을 차리기 위해 방울토마토, 상추, 깻잎 등을 직접 수확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성맞춤 자연밥상차리기는 FTA 등 농산물 시장의 완전 개방에 따른 지역 농산물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려는 체험프로그램이다.
또한 안성지역 농촌관광 테마마을이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책임 있게 생산하는 식량 기지로서의 역할을 회복하고, 아울러 그 소득이 농민에게 직접 돌아 갈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조혜련(중2)학생은 “책에서만 보던 먹거리를 직접 보고 수확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면서 부지런히 친구들과 함께 일손을 도왔다.
폭염 속에서도 일을 마친 학생들은 과채류하우스 사이에 설치된 풀장에서 더위에 지친 모습이 아닌 장난꾸러기로 돌아가 물장구를 치며 몸을 식혔다.
이어서 어르신들의 시범을 본 후 직접 간식거리로 쑥개떡을 만드는 시간에는 서로 다른 모양의 떡을 빚고, 비교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무더위로 인해 과채류 마을 잡초제거와 정화활동은 일몰 후로 미루고 체험장 안에 준비된 장수풍뎅이 사육장에서 곤충관찰과 강당에서의 노래자랑으로 이어졌다.
손주를 데리고 나온 이모(여,70)할머니는 “이 더운 날씨에 ‘하기 싫다, 힘들다’ 불평 한마디 없이 선생님들과 열심히 일을 돕고 어르신에게도 허물없이 대해주니 고맙기만 하다”고 했다.
서울에선 볼 수 없는 프라스틱용기에 물을 담아 흐르는 냇물에 담가뒀던 시원한 물은 학생들의 노래·장기자랑시간에 제공됐다.
이어서 마을 어르신들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나무보일러에 쓰일 장작을 옮길 때는 모두가 하나 되어 가지런히 쌓으면서 땀을 연신 닦아냈다.
정준환(중2)학생은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 새롭게 농촌을 알게 돼 기쁘다”, “어르신들의 겨울이 따뜻하도록 덥지만 열심히 했다. 친구들과도 속내를 털어놓는 시간이 주어져서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계리 과채류마을은 안성시로부터 평야지역과 경부고속도로 경계지역이란 불리한 조건으로 10년째 농촌테마마을로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주민들이 노력해 이제는 안성시에서 제일 농촌체험프로그램이 많은 마을로 만들었다.
안성에서 포도재배는 100년 전 안성 천주교 초대신부 콤벨트가 성당에 심은 것이 시작이었고 `삼덕포도원'이 안성읍에 자리잡고 마스카트종을 재배하면서 안성시 특유의 고온 건조한 기후가 적합해 재배 면적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요즘의 '거봉'포도 맛은 신맛이 덜하고 감미로우며 껍질이 얇은데다가 씨도 적어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다. 또한 손 이장은 지역특산물인 안성마춤 포도를 이용 포도주담그기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마을로컬푸드사업을 위해 상표등록과 특허까지 취득했다.
손 이장은 학생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동네 어르신들과 대화하며 힘든 일을 자발적으로 돕는 모습을 보면서 “친환경 농산물을 수확하고 우리의 먹거리를 지키며 유통망까지 연결시키는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업처럼) 영리만을 추구하는 마을이 아닌 다시 찾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농사체험의 한계 극복을 위해 안성천 하천을 중심으로 기존의 자전거농촌투어에 레프팅타기 코스를 만들고 고니, 기러기, 오리 등 철새 먹이주기 등을 추가해 안성시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한 농촌체험마을로 만들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