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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자린고비’의 마음으로 녹색명절 만들기

꿀밤나무 2013. 2. 7. 14:11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술 먹고 굴비 한번 쳐다보면서 반찬 삼아 밥을 먹었다는 ‘자린고비’ 이야기는 여러사람이 두루 아는 구두쇠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의 명절은 어땠을까? 아무리 구두쇠라 하여도 적어도 1년에 두 번, 설과 추석쯤에는 매일 쳐다보던 그 굴비를 밥상에 올려놓고 먹지 않았을까?

구두쇠도 변하게 만들 것 같은 민족 최대의 명절이 되면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명절음식을 차려내느라 분주한데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들은 다 먹지 못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명절음식 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전체 음식물의 약 7분의1이 버려지고 있으며, 이로인해 버려지는 식량자원 가치는 2012년 기준 약 25조원에 달한다.

그런데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 뿐 아니라 음식물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생산, 수입, 유통, 가공 및 조리단계에서도 많은 에너지와 비용을 소모하게 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끼 밥상이 차려지기까지는 온실가스(CO2) 4.8kg가 배출되며, 이는 승용차 한 대를 25Km운행하거나 소나무 한 그루가 1년동안 흡수하는 온실가스 수준이다. 바꿔말하면 한 끼 밥상을 차리기 위해 냉장고를 80시간 가동하거나 TV를 22시간 시청할 수 있는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다.

특히 4인 가족이 1년간 버리는 음식물의 양은 승용차로 서울~부산 간을 왕복 4.8회 운행 혹은 소나무 148그루가 흡수하는 온실가스(CO2) 배출량(724kg)과 맞먹는다. 연간 가정소비 전력량의 20% 혹은 보일러 등유 약1드럼 발열량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부터 음식물쓰레기 발생폐수의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되고,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됨에 따라 환경은 물론 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노력은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만약 음식물 쓰레기 20%를 줄인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전국민 기준으로 온실가스(CO2)가 177만톤 감소하며, 18억 Kwh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승용차 47만대를 운행할 수 있고, 소나무 3억6천만그루가 1년동안 흡수하는 온실가스 수준이다. 그리고 추운 겨울날 38만 가구가 연탄으로 겨울을 날 수 있는 에너지가 절약되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는 식단계획을 세워 최소한의 식재료만 구입하고, 가족의 식사량에 맞게 조리하여 음식이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이번 명절도 예외는 아니다. 먹을 만큼만 적당히 만들어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그래도 음식물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것이 힘들다면 먹고 남은 명절음식이나 냉장고 속 숨은 식재료를 활용하여 삼색나물 누룽지범벅, 잡채피자 등 색다른 명절음식으로 음식물 재활용을 통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보자. 다가오는 설날에는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현대판 '신(新)자린고비'가 되어보자.    (이관영/새만금지방환경청 기획과장)

 

* 새전북신문 2013년 2월 5일(화) 11면 오피니언란에 동생이 기고한 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