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밤나무아래/John

행복을 찾습니다

꿀밤나무 2012. 5. 31. 21:35

 

 에리히 프롬이라는 심리학자가 유고로 남긴 글을 모아서 <인간에 대한 믿음>이라는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현대인에 대하여 말합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현대인은 전부가 상품화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상품적 가치만 인정이 된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이념이든 개성이건 감정이건 심지어 미소까지도 ‘얼마짜리냐?’는 것입니다. 돈으로 계산합니다. 책을 썼을 때에 그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주었느냐를 묻지 않습니다. 몇 권이나 팔렸는가? 그 책을 통해서 인세를 얼마를 벌었는가? 심지어는 출판사에서도 출판을 의뢰할 때는 거두절미하고 상업성을 먼저 따집니다. “이 분야에 요즘 얼마나 많은 책이 출판됐습니까? 독자층을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등등의 말은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이 책으로 우리 회사에 얼마나 벌어줄 자신이 있습니까?’를 점잖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글 쓰는 사람들에게 제일 굴욕적인 것이 바로 그런 말 아니겠습니까? 이처럼 모든 분야가 분명한 방향과 철학보다는 상품화 되고 말았습니다. 상품으로서의 성공은 부와 명예와 권력을 한꺼번에 안겨주기 때문이지요.
시인 괴테는 이런 말을 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일생을 바칠만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오늘도 일이 있는 사람이다. 할 일이 있는··· 그리고 두 번째는 일을 하고나서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는 사람이다.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는 그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제자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가장 불행한 사람이 누굴까요?”
“돈 없는 사람도 아니고 건강을 잃은 사람도 아니고 부모가 없는 사람도 아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단 하루를 살아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네.”

 

남가주 대학에서 사랑학을 가르치는 레오 버스카글리아 교수의 이야기 속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어느 할아버지 한 분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나머지, 모든 사람과 만나지 않고 혼자 방안에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담자들이 이 할아버지를 만나 여러 가지로 이야기 해보았지만, 대화를 거부하고 혼자 깊은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가족들도 할아버지 때문에 염려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소년이 이 할아버지를 만나고 가서 할아버지가 갑자기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놀라서 이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얘야, 얘야! 너 할아버지한테 무슨 말 하고 왔니? 무슨 말 하고 왔니?”
“저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근데 할아버지 손 붙잡고 같이 울었는데요.”
이 소년이 할아버지를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할아버지 손을 붙잡고 웁니다. 평소 자기에게 잘 해주고, 웃고 그렇게 좋았던 할아버지가 깊은 근심에 빠져 말하지 않고 컴컴한 방에 혼자 앉아계신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할아버지 붙잡고 울었습니다. 다른 말 한마디 않고 한참 울고 나오는데 그날부터 할아버지가 좋아진 겁니다. 그래서 다시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너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했니?”   “저는 할아버지하고 가까운 친구 사이에요.”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이 상대의 마음을 그대로 이해하고, 그냥 받아주며, 내 마음과 눈높이를 낮추어 상대의 고통을 나누는 것이 모든 것이 상품화된 사회에 참된 친구가 되는 비결입니다. 우리에게 ‘오늘 해야 할 일’이 있고 아무런 대가도 보답도 바라지 않고 보람을 느끼는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최고의 사랑입니다. H. W. 비쳐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자기 자녀나 하인이나 이웃들보다도 천사들과 천사장과 더 잘 지내며 사는 사람에게는 진정한 신앙을 찾아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