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이들 노부부를 위해서 '치킨'을 한 마리 주문했다.
담당 변호사는 나름 생각하기를 아무리 이혼을 결심하기로 했더라도 치킨을 먹으면서 두 분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이윽고 '치킨'이 도착했다.
변호사가 말하기를 "제일 맛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상대방에게 주세요."
할아버지가 닭 날개를 뜯어서 할머니에게 내밀었다.
그것을 본 할머니가 성질을 내면서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몇 십년을 같이 살아오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지 않고 먹지도 못하는 닭 날개를 주더니만 헤어지는 이 마당까지 닭 날개를 나에게 줘요? 나는 닭 다리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말했다.
"뭔 소리를 그렇게 해? 나는 닭 날개를 제일 좋아한단 말이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닭 날개를 내가 먹지 않고 할멈을 줬는데 뭔 소리를 그렇게 해?"
노부부는 닭 고기를 맛보지도 못하고 그자리에서 헤어졌다.
그날 밤 할아버지는 누워서 곰곰히 생각했다.
'할멈이 닭 다리를 그렇게 좋아했구먼. 내가 여태껏 살면서 왜 그걸 몰랐을까?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오해는 풀어줘야겠다."라고 생각하고는 휴대폰으로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할머니가 전화기 화면을 보았다. 발신자 : 평생웬쑤
할머니는 발신자를 보고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참이 지난 뒤에 또다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발신자 : 평생웬쑤 할머니는 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벨 소리가 몇 번이나 길게 울리더니만 전화벨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런 일을 있은 후 할머니도 누워서 곰곰히 생각을 했다.
'영감이 제일 좋아하는 닭 날개를 영감이 먹지 않고 내게 주었다는데, 나는 왜 영감이 닭 날개를 좋아하는 것을 몰랐을까? 이왕 헤어지는 마당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오해나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튿날이 되었다.
할머니의 전화벨 소리가 또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모르는 전화번호이다.
할머니가 '통화'버튼을 눌렀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밤에 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는 부랴부랴 할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갔다.
할아버지는 손에 휴대폰을 꼭 쥐고 있었다.
휴대폰을 보니 문자를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수신자는 할머니였고, 그 내용은 "할멈, 미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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