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밤나무아래/John

맘마미아2

꿀밤나무 2018. 9. 7. 16:39

 

1편의 이야기가 시작되게 된 사연과 1편 이후의 이야기를 동시에 담은 구성이다. 즉, 프리퀄(본 사건 직전의 이야기)과 시퀄(본 사건 이후의 이야기)이 함께 담았다.

 

인기 뮤지컬을 기반으로 한 영화인 만큼 1편의 줄거리는 알고 있다. 그리스의 외딴 섬에서 엄마 도나(메릴 스티립)와 사는 소피(아만다 시프리드)가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진짜 아빠를 찾기 위해 엄마의 옛 연인 세 명을 섬으로 초대하면서 벌어진 일이 사랑스럽게 묘사됐다. 철부지 같은 소피가 진짜 사랑을 고민하고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ABBA의 음악과 어우러지며 그 아름다운 이야기에 동화되게끔 했다.

 

다소 들 뜬 감성으로 시종일관 판타지처럼 진행되는 <맘마미아> 특유의 분위기가 2편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도나가 운영하던 호텔을 이어받기로 한 소피는 재개장을 위한 파티에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초대한다. 세 아빠인 샘(피어스 브로스넌),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그리고 해리(콜린 퍼스)는 물론이고 도나의 절친인 로지(줄리 월터스)와 타냐(클스틴 바란스키)까지

 

소피의 초대에 응한 이들과 함께 무사히 섬에서 파티를 진행할 수 있을까? 파티 하루 전 태풍이 불면서 한 차례 위기가 다가오지만 영화는 실의에 빠진 소피의 모습을 보여주며 도나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함께 제시한다. 바에서 노래하는 가수이고 싶었던 도나, 로지, 타냐의 십대가 소피의 현재와 묘하게 맞물리며 영화는 일종의 프리퀄과 시퀄을 동시에 진행하는 힘을 갖게 된다.

 

1편에서 강조됐던 ABBA의 곡과 함께 2편에선 새롭게 몇 곡이 추가되는데 기성 관객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요소다. 1970년대를 상기시키는 섬 분위기와 캐릭터들의 옷차림 역시 그렇다. 도나가 세 아빠를 어떻게 만났고, 로지와 타냐는 도나의 사랑을 지켜보며 또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도 나옴. 모녀세대가 공감할 추억의 장이 한 영화에서 같은 비중으로 등장하는 것.

 

여전히 ABBA의 노래와 배우들의 춤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1편에서 느껴졌던 각 캐릭터의 진정성은 다소 가려진 느낌이며 '그땐 그랬지' 류의 추억팔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됐고, 특히 60대 배우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은 의미 있다. 그럴수록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게 아닌지 아쉽다. 기획에 깃든 야심이 영화적으론 탄탄하게 구현되지 못했다. 1편에서 이미 쌓아올린 캐릭터들의 매력만 활용해 놓고 그 이상을 더하지 못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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